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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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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나는 부조리에서 세 가지 귀결을 이끌어 낸다. 그것은 바로 나의 반항, 나의 자유 그리고 나의 열정이다."

알베르 카뮈(프랑스어: Albert Camus, 1913년 11월 7일 ~ 1960년 1월 4일)는 프랑스의 철학자, 문학가이다.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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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194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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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김화영 옮김. (2019). 《이방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ISBN 9788937443848


  •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 《이방인》. 민음사. p.13


  •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한 통 받았다. '모친 사망, 명일 장례식. 근조(謹弔)." 그것만으로는 아무런 뜻이 없다.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 《이방인》. 민음사. p.13


  • 나는 사장에게 이틀 동안의 휴가를 청했는데 그는 사유가 그러한 만큼 거절할 수 없었다. 그러나 좋아하지 않는 눈치였다. 나는 그에게 이런 말까지 했다. "그건 제 탓이 아닙니다." 사장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제야 나는 그런 소리는 하지 말았어야 하는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
    • 《이방인》. 민음사. p.13


  • 나는 2시에 버스를 탔다. 날씨가 몹시 더웠다.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셀레스트네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식당 사람들은 모두 나에 대해 매우 마음 아파했고, 셀레스트는 나에게 말했다. "하나밖에 없는 어머니이신데." 내가 나올 때는 모두들 문간까지 따라 나왔다. 나는 좀 어리둥절한 상태였다. 왜냐하면 에마뉘엘의 집에 올라가서 검은 넥타이와 상장을 빌려야 했기 때문이다. 에마뉘엘은 몇 달 전에 그의 아저씨를 잃은 것이다.
    • 《이방인》. 민음사. p.14


  • 그때 관리인이 내 뒤쪽에서 들어왔다. 뛰어온 모양이었다. 그는 좀 더듬거리며 말했다. "관을 닫아 놓았습니다만, 어머니를 보실 수 있도록 나사못을 풀어 드려야지요." 그러면서 관으로 다가가기에 나는 그를 제지했다. 그가 내게 말했다. "안 보시렵니까?" 내가 대답했다. "네." 그가 멈칫했다. 나는 그런 소리는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어 거북했다. 조금 후 그는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왜요?" 그러나 나무라는 어조는 아니었고, 그저 물어나 보자는 듯한 투였다. 나는 말했다. "모르겠습니다."
    • 《이방인》. 민음사. p.17


  • 그리고 생각나는 것은 성당, 보도 위에 서 있던 마을 사람들, 묘지의 무덤 위에 놓인 붉은 제라늄 꽃들, 페레스의 기절,(마치 무슨 꼭두각시가 해체되어 쓰러지는 것 같았다.) 엄마의 관 위로 굴러떨어지던 핏빛 흙, 그 속에 섞여 들던 나무뿌리의 허연 살, 그리고 또 사람들, 목소리들, 마을, 어느 카페 앞에서의 기다림, 끊임없이 부르릉거리는 모터 소리, 그리고 마침내 버스가 알제라는 빛의 둥지 속으로 돌아오고 그리하여 이제는 잠자리에 들어 열두 시간 동안 실컷 잘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을 때 내가 느끼던 기쁨이었다.
    • 《이방인》. 민음사. pp.29~30


  • 저녁에 마리가 찾아와서, 자기와 결혼할 마음이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마리가 원한다면 우리가 결혼할 수도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지 알고 싶어 했다. 나는 이미 한 번 말했던 것처럼, 그건 아무 의미도 없는 말이지만 아마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왜 나하고 결혼을 해?" 마리가 말했다. 나는,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지만 그녀가 원한다면 우리는 결혼할 수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 게다가 결혼을 원하는 쪽은 그녀고, 나는 그저 그러자고 했을 뿐이었다.
    • 《이방인》. 민음사. p.58


  • 줄곧 나의 머리를 떠나지 않는 것이 두 가지 더 있었다. 새벽녘과 상고(上告)가 그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성적이 되어서 그러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나는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며 거기에 정신을 쏟으려고 노력했다. 하늘이 초록빛으로 변해 갔다. 저녁이었다.
    • 《이방인》. 민음사. p.136


  • 참으로 오래간만에 처음으로 나는 엄마를 생각했다. 엄마가 왜 한 생애가 다 끝나 갈 때 '약혼자'를 만들어 가졌는지, 왜 다시 시작해 보는 놀음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 뭇 생명들이 꺼져 가는 그 양로원 근처 거기에서도, 저녁은 우수가 깃든 휴식 시간 같았다. 그토록 죽음이 가까운 시간에 그곳에서 엄마는 마침내 해방되어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준비가 되었다고 느꼈던 것 같다.
    • 《이방인》. 민음사. p.147


  • 그리고 나 또한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 커다란 분노가 나의 고뇌를 씻어 주고 희망을 비워 버리기라도 했다는 듯, 신호들과 별들이 가득한 이 밤을 앞에 두고, 나는 처음으로 세계의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던 것이다. 세계가 그토록 나와 닮아서 마침내 그토록 형제 같다는 것을 깨닫자,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여전히 행복하다고 느꼈다. 모든 것이 완성되도록, 내가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도록, 내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처형되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모여들어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뿐이었다.
    • 《이방인》. 민음사. p.147~148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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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 신화》(194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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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김화영 옮김. (2016). 《시지프 신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ISBN 9788937463433


  •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자살이다. 인생이 살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 문제에 답하는 것이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15. 〈부조리와 자살〉


  • 어떤 문제가 다른 문제보다 더 절박하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제기할 경우, 나의 대답은 그 질문에 따라 마땅히 실천하게 되는 행동이 바로 그 판단의 기준이라는 것이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16. 〈부조리와 자살〉


  • 반면에 나는 많은 사람이 인생이 살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나머지 죽는 것을 본다. 그런가 하면 역설적이게도 자신에게 살아갈 이유를 부여해 주는 이념 혹은 환상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이른바 살아갈 이유라는 것은 동시에 목숨을 버릴 훌륭한 이유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판단하건대 삶의 의미야말로 질문들 중에서도 가장 절박한 질문인 것이다. 그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16. 〈부조리와 자살〉


  • 모든 위대한 행동, 모든 위대한 사상은 그 시작이 하찮다. 위대한 작품은 흔히 어느 길모퉁이를 돌다가 혹은 어느 식당의 회전문을 지나가다가 착상한 것이다. 부조리도 이와 마찬가지다. 부조리한 세계는 그 무엇보다도 이런 보잘것없는 탄생에서 고귀함을 이끌어 낸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29. 〈부조리의 벽〉


  • 나는 도대체 누구에 대해서, 무엇에 대해서 "그것을 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 속의 이 마음, 나는 이 마음을 느낄 수 있으며 이것이 존재한다고 판단한다. 이 세계, 나는 이 세계를 만질 수 있으며 이것 역시 존재한다고 판단한다. 나의 모든 지식은 여기서 멈춘다. 그 밖의 것은 만들어 낸 것이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38. 〈부조리의 벽〉


  • 나는 여기서 실존적인 태도를 감히 철학적 자살이라 부르고자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떤 판단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한 사상이 그 자체를 부정하고 바로 자기 부정을 통해 스스로를 초월하려고 애쓰는 경향을 지칭하는 하나의 편리한 방법이다. 실존파의 사람들에게는 부정이 곧 그들의 신이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67. 〈철학적 자살〉


  • 어떤 경험, 어떤 운명을 살아 낸다는 것은 그것을 남김없이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의식에 의하여 백일하에 드러난 부조리를 자신의 눈앞에 지탱시키려고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운명이 부조리하다는 것을 잘 알면서 그 운명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83. 〈부조리의 자유〉


  • 내일을 생각하고 어떤 목적을 설정하고 이것보다 저것을 선호하는 이런 모든 것은, 비록 그 자유가 실감되지 않음을 분명히 아는 경우가 더러 있더라도, 그것은 역시 자유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부조리와 맞닥뜨린 이 순간, 그 대단한 자유, 어떤 진리를 성립시킬 수 있는 유일한 토대인 그 존재의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안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88. 〈부조리의 자유〉


  • 죽음이 여기, 유일한 현실로서 버티고 있다. 죽음 다음에는 내기는 이미 끝난 것이다. 나 역시 이제 더 이상 영원히 생명을 이어갈 자유가 없는 노예일 뿐이다. 더군다나 혁명의 희망도 없고, 경멸에 호소할 길도 없는 영원한 노예인 것이다. 그런데 혁명도 경멸도 없이 계속 노예로만 머물러 있을 수 있는 자가 어디 있겠는가? 영원의 보장도 없이 충만한 의미의 자유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겠는가?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88. 〈부조리의 자유〉


  • 이리하여 나는 부조리에서 세 가지 귀결을 이끌어 낸다. 그것은 바로 나의 반항, 나의 자유 그리고 나의 열정이다. 오직 의식의 활동을 통해 나는 죽음으로의 초대였던 것을 삶의 법칙으로 바꾸어 놓는다. 그래서 나는 자살을 거부한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97. 〈부조리의 자유〉


  • 우리는 이 쾌락과 금욕이 동일한 헐벗음의 두 가지 모습일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자신의 육체에 배반당하고 제때 죽지 못했기에, 자기가 찬양하지도 않는 신과 얼굴을 마주한 채 삶을 섬겼듯이 신을 섬기며, 허공 앞에 무릎 꿇고 깊이도 없는 무언의 하늘을 향해 손을 벌리고서 종말을 기다리는 가운데 끝까지 희극을 연출하는 한 인간의 모습, 이보다 끔찍한 모습이 어디 있겠는가.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88. 〈돈 후안주의〉


  • 인생의 종말에 이르러 사람은 단 하나의 진리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해를 보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만약 단 하나의 진리라도 명백한 것이기만 하다면 그것을 삶의 지표로 삼기에 족하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130. 〈정복〉


  • 나는 인간을 짓누르는 것 앞에서 인간을 찬미하고 그때 나의 자유, 나의 반항, 나의 열정은 그 긴장, 그 통찰 그리고 그 기상천외의 반복 속에서 한 덩어리가 된다. 그렇다, 인간은 인간 자신의 목적이다. 그의 하나밖에 없는 목적이다. 그가 무엇인가가 되고자 한다면 그것은 바로 삶 속에서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135. 〈정복〉


  •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먼저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고자 한다는 것이다.(혹은 결국 같은 말이지만 자신의 세계를 한정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152. 〈철학과 소설〉


  • 통일을 포기하는 모든 사고는 다양성을 앙양한다. 그리하여 다양성이야말로 곧 예술의 보금자리다. 정신을 자유롭게 해방하는 유일한 사고는 정신이 자신의 한계와 머지않아 다가올 종말을 확신한 채 홀로 있도록 내버려 두는 사고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175. 〈내일 없는 창조〉


  • 남은 것은 운명이다. 오직 그 출구만이 숙명적인 운명이다. 죽음이라는 그 유일한 숙명을 제외하고는 기쁨이건 행복이건 모든 것이 자유다. 인간만이 유일한 주인인 세계가 남는다. 그를 얽매어 놓던 것은 다른 어떤 세계에 대한 환상이었다. 그의 사고가 가야 할 운명은 스스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들로 재도약하는 것이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176. 〈내일 없는 창조〉


  • 신들은 시지프에게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끊임없이 굴려 올리는 형벌을 내렸다. 그런데 이 바위는 그 자체의 무게 때문에 산꼭대기에서 다시 굴러떨어지곤 했다. 신들은 무용하고 희망 없는 노동보다 끔찍한 형벌은 없다고 보았는데 그것은 이유 있는 생각이었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179. 〈시지프 신화〉


  • 우리는 이미 시지프가 부조리한 영웅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그의 열정뿐 아니라 그의 고뇌로 인해 부조리한 영웅인 것이다. 신들에 대한 멸시, 죽음에 대한 증오 그리고 삶에 대한 열정은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는 일에 전 존재를 바쳐야 하는 형용할 수 없는 형벌을 그에게 안겨 주었다. 이것이 이 땅에 대한 정열을 위해 지불해야 할 대가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181. 〈시지프 신화〉


  • 부조리를 발견하면 우리는 모종의 행복의 안내서를 쓰고 싶은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아니, 뭐라고! 이처럼 좁은 길들을 통해서......?" 그러나 세계는 오직 하나뿐이다. 행복과 부조리는 같은 땅이 낳은 두 아들이다. 이들은 서로 떨어질 수 없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184. 〈시지프 신화〉


  • 시지프의 소리 없는 기쁨은 송두리째 여기에 있다. 그의 운명은 그의 것이다. 그의 바위는 그의 것이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184. 〈시지프 신화〉


  • 이제 나는 시지프를 산 아래에 남겨 둔다! 우리는 항상 그의 짐의 무게를 다시 발견한다. 그러나 시지프는 신들을 부정하며 바위를 들어 올리는 고귀한 성실성을 가르친다. 그 역시 모든 것이 좋다고 판단한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185. 〈시지프 신화〉


  • 산정(山頂)을 향한 투쟁 그 자체가 한 인간의 마음을 가득 채우기에 충분하다. 행복한 시지프를 마음에 그려 보지 않으면 안 된다.
    • 《시지프 신화》. 민음사. p.185. 〈시지프 신화〉